누구나 공포에 떠는 기간.
한국이나 미국이나, 그리고 여기 인도에서도..
시험은 정말 싫다.
델리대학교 학기가 아닌 학년 시스템이다.
대부분의 중간고사는 7월 15일 정식 수업시작일로 부터 6개월 안에 본다.
흔히 인터널이라고 하며, 교수 재량으로 시험을 보는 시험이다.
12월 24일, 크리스 마스부터 시작하여 2주간의 꿈같은 방학. 그리고 방학후엔 바로 중간고사를 본다.
방학시작 며칠은 방학기분을 느끼다가 다시 시험준비에 열을 올리고 시험 끝나서야 다시 휴식을 갖을 수 있다.
중간고사는 전체 총점의 보통 30프로 안 밖이며, 대학원이나 일반 특수 과정들은 학기제를 운영하므로 조금 다를 수 있다.
내가 공부했던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과정은 7월 15일 칼같이 개강. 일주일 흐지부지.
그리고 매 40여일마다 Minor 1, 2(20+20) 그리고 기말고사를 본다. 11월 말쯤에 시험이 다 끝나고 12월 초쯤에 일주일 휴식후 새학기가 시작된다.
어쨋든 년말고사(Final)는 공포의 대상이다.
학기제든 학년제든..
기말고사에서 실패할 경우 인정 사정없이 유급이다.
교수님 찾아뵙고 무릎꿇고,... 나도 대학때는 많이 했었는데..
그런거 다 안통한다.
왜냐면 시험센터에서 모든 대학의 학생들의 이름을 떼고 수험번호만으로 채점을 하는데, 각 채점인단도 따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교수님께 눈 도장을 아무리 잘 찍었다고 해도 날 알아보는 것은 불가.!!
알아본다고 해도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단 중간고사는 교수님이 올려줄 수 있다.ㅎㅎㅎ
그래 그럼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점수를 맞을 수 있을꺼야!!라고 몇번을 다짐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겄만,
또 다른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많이 쓰기. 요즘은 좀 덜 해진 것 같지만, 많이 쓰는 것은 좋은 점수를 맞는 지름길이다.
인도 애들과 같이 시험을 봐도 같은 시간에 같은 분량을 적는 다는 것은 무리다.
우선 애들은 필기체를 능수능란하게 쓴다. <-- 아무리 눈이 좋아도 필기체를 알아보기 힘들다. 컨닝 불가.!!
쓰는 속도가 우선 차이가 나고, 문장을 만드는 실력도 장난이 아니다. 기본 문장은 줄줄 적어가니....
좌절..
어떤 분은 영어 필기체를 따로 준비하신 분도 계시지만, 힘들긴 매 한가지.
그렇다면 모두가 떨어지느냐?
그건 아니다.
인도인, 외국인 그리고 한국인 사이에서 각각 족보라는게 존재하고, 평소에 과외를 꾸준히 받으면 졸업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어쨌든 시험도 어렵고 세시간 동안 문제를 풀어야 하니 델리대학교에서도 Final Exam 준비기간을 두어달정도 주는 배려는 하고 있다.
시험과목이 많게는 10과목, 각 과목마다 책이 두어권 쯤 되니, 그리고 한 문제당 적어내어야 하는 답안의 양도 인도학생의 경우 세 페이지에서 5페이지, 총 시험 답안지는 보통 20장에서 30여장을 세시간 동안 써서 제출하게 되니 두어달의 시간도 준비 기간으로는 길다고 생각되어지지 않는 현실.
열심히 공부한 당신, 떠나라.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시험이 끝나자 마자 한국으로 앞다투어 떠난다. 시험은 코스마다 다르긴 하지만 5월 초부터 6월 초까지 모두 끝나게 된다. 6월 부터 델리는 본격적으로 50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살인적인 더위라 빨리 떠날 수록 좋은 법. 몇몇은 한국을 안가고 다른 나라를 다녀온다든지 시원한 히말라야 산악 지방으로 피서를 간다.(필자는 아프리카 및 남인도 여행을 했다)
시험을 끝났으면 뒤도 돌아보지 마라. 채점은 시험이 치뤄지고 1달 정도 뒤부터 은밀한 장소에서 치뤄지며, 당락의 결과는 7월 15일 새 학기가 시작 되고도 공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시험을 시원찮게 친 학생들의 경우 새학기를 시작해도 영 찜찜한 느낌으로 공부를 손에 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시험 결과에 따라 다시 학년을 반복해야 되는 경우가 생기므로, 불안한 마음은 이루 말로 못하리라.
새학기에 공부를 집중을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나태함이다. 첫 해는 모르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지라 무턱대고 공부를 했는데, 한 해를 지나보니 쪼금 알것도 같고, 긴장감이 떨어지기도 하고, 날씨도 여전히 덥고, 한국에서 막 돌아온지라 들뜬 마음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내가 여기서 머하나? 무슨 좋은 꼴을 보겠다고 사서 고생인가?"이런 생각이 다시 들곤 한다.
결과가 나오면 한단계 높아진 학년에 등록을 하고 새 학년 준비를 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이 있다.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는 세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는 있으나 구멍난 과목을 시험 기간에 다시 등록하여 다시 봐야 되는 경우.
대부분의 과목을 클리어 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둘째, 다시 같은 학년을 반복해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경우.
세째, 수업은 듣지 않고 EX- STUDENT로 등록을 해서 시험만 보는 경우.
네째를 굳이 뽑자면 다른 길을 찾아가는 경우.
그리고 다시 똑같은 일년이 반복된다.
5월, 지금, 인도의 밤은 불타고 있다. 시험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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